편리함과 안락함을 넘어서는 자유
동물권 보장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면서 동물원에서의 동물 학대나 동물 공연을 위한 훈련 등은 예전처럼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최대한 야생의 환경과 습성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생태 동물원으로 변화하고 있죠. 이 책에 등장하는 가상의 동물원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생태 동물원이라는 말 자체가 아이러니입니다. 동물들에게 가장 좋은 집은 본능대로 살 수 있는 자연 그 자체이니까요. 생태 동물원이란 동물들의 원래 집을 파괴하고 빼앗은 인간이 부리는 작디작은 양심이자 참회 같기도 합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동물의 환경과 안전을 판단한다면 동물원은 좋은 집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삶과 마찬가지로 동물의 삶 역시 기능과 역할, 도구적인 정당성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선택과 자유의 문제가 중요할지 모릅니다. 드넓은 자연에서 살았다면 동물들이 선택할 수 있었을 수많은 경험의 기회들과 그 시간을 거치며 동물들이 펼쳤을 본연의 아름다움과 힘을 생각해 봅니다. 인간의 데이터로는 감히 담아낼 수 없는 자연의 거대한 변수와 에너지들 가운데서 자라났을 동물들의 본래적인 야생성을 상상해 봅니다. 동물들의 진짜 집을 지켜 줄 수 있었더라면 동물원 담장 안의 모습으로만 한계지어지지 않았을 그들의 가능성을 그려 봅니다.
<우리, 집> 북트레일러 영상으로 그림책의 내용을 먼저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