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은 어디에 있을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보물찾기 날입니다. 나의 마음은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 멋진 선물을 품에 안을 요량으로 잔뜩 부풀어 있습니다. 그 기대로 나는 키가 큰 나무도 거뜬하게 오르고, 봄꽃과 클로버가 흐드러진 풀밭 사이사이도 꼼꼼하게 살핍니다. 망울망울 피어올라 봄의 노래를 흩트릴 준비 중인 민들레 꽃잎도 야무지게 들추어 봅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꼭 찾을 수 있을 거라 자신했던 보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봄의 산뜻한 물기를 머금어 축축한 풀밭 위에 엎어진 채, 나는 그만 서러워 엉엉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때입니다. 어른거리는 향기에 고개를 드니 어디선가 보랏빛 나비가 날아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보물찾기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내 곁을 스쳐 지나갔던 바로 그 나비입니다. 부드럽게 팔랑이는 그 날갯짓이 왠지 나를 부르는 것만 같아, 나는 그 나비를 따라 발걸음을 옮깁니다. 나비는 봄 내음 아롱지는 풀숲 위에도 사뿐히 앉았다가, 녹음으로 우거진 초원을 가로질러, 나무가 손짓하는 곳을 따라 시간을 잊은 듯 날아갑니다. 나도 그만 시간을 잊었습니다. 봄의 축제가 소리 없이 찬란한 이곳에서, 부드러운 풀밭 위에 몸을 뉘이니 절로 눈이 감깁니다. 그러자 하나둘 깨어나던 감각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바람의 손길이 내 몸과 마음 구석구석을 간지럽히도록 온전히 나를 내려놓으니, 보랏빛 향기가 다시 나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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